지난 8월에 입사해 이제 막 3개월 수습기간을 진행했습니다. 수습 기간을 마치는 기념으로 짤막한 회고를 해보려 합니다. |
지난 3개월간 느끼고 경험했던 것을 위주로 정리해볼까 합니다.
배경
2019년 우간다에서 무릎을 심하게 다치고 20시간에 넘는 비행을 무릎을 부여잡고 한국으로 돌아오던 때가 기억이 납니다. 그때 멀리서 아파본 경험 때문인지 이 서비스를 조금이나마 제 힘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면, 주도적으로 즐겁게 일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첫 회사를 선택했습니다.
지난 8월에 입사해 이제 막 3개월 수습기간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3개월간 느끼고 경험했던 것을 위주로 정리해볼까 합니다.
입사 첫 날
아직도 입사 첫날 느꼈던 감정이 기억나네요. 물론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개발자라는 커리어를 처음 시작하는 회사였고, 깊은 고민 후에 결정한 회사여서 기대감과 함께 떨림이 컸던 것 같습니다.
(출근 전 날 잠을 못 이루던 게 기억이 나네요.)
그때만 하더라도 제 핸드폰 배경화면도 갖가지 명언으로 채웠던 기억이 납니다.
"피해를 끼치면 어떡하지?" 라는 온갖 사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입사하고 팀에 적응하랴, 회사 시스템에 적응하느라 그런지 이런 생각이 절로 떨쳐진 듯 합니다. 닿는 대로 열심히 하다보니 3개월이 어느새 훌쩍 지나고 말았네요.
입사 첫 주엔 기본적인 회사 소개와 본부별 소개를 듣고 온보딩을 진행했습니다. 처음 받은 맥북을 언박싱하면서 환경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마냥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가더라구요. 이후 팀원들과도 짧은 티타임을 가졌는데, 짧은 대화에도 불구하고 좋은 팀원을 만났다는 사실에 앞으로의 생활이 기대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회사를 다니면서 신입에게 급박하게 투입되는 환경에서만 지내오다 호흡을 맞출 수 있게 온보딩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고 실제로 이게 업무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온보딩 기간중 주어진 주제에 대해서 문서를 작성하고 요구 사항을 구현하고 코드 리뷰를 가졌던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하루는 코드 리뷰를 받고,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에만 집중이 돼서 새벽 5시에도 일어나 수정했던 날이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일하는 방식이나 소통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헤맸던 것 같습니다. 헤매본 덕분에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제안할 수 있는지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적당한 긴장은 좋다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지나친 긴장이었을 수 도 있겠네요. (아무튼 신입 땐 회사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힘들다고 하니까요.)
중간
수습 기간은 무작정 실무에 투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업무에 앞선 준비운동을 시켜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차후 업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히 기본기를 다져주고,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짚어보면서 회사 서비스의 방향에 쓰일 기술들을 접하면서 웜업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신입에게 이렇게 신경을 써주는 회사가 있었나라는 생각에 기쁘기도 했었고, 근처에서 일하는 동료나 경영진을 보면서 1년 3년 5년 뒤에 내가 어떤 모습이겠구나를 그려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누군가를 보고 (개인적으로 롤 모델을 삼거나) 배울 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에서 수습을 보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어떻게 질문하는 것이 좋은지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혼자서 공부할 때와는 다르게 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고, 어렴풋이 아는 지식은 아직 제 것이 아니라는 겸손(?)함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정리하는면서, 앞으로 이런 스킬을 현업에 있어서도 꾸준하게 녹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점이 많을 듯합니다. 여기에 관련해서, 회사 안에서 과제를 진행하며 했던 고민들이나 생각을 정리한 제 글도 함께 달아두겠습니다.
아쉬웠던 점
아직은 스스로가 의견 전개에 소극적이라는 점입니다. 평소에는 의견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ENTJ 성향이지만, 왠지 모르게 회사에서는 성격이 조심스러워집니다. 같은 팀원들이 회의 자리에서 활발하게 이야기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것을 보면서 나도 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목표
앞으로 목표를 다져본다면 크게 두 가지가 있겠습니다.
첫 번째는 기술적인 성장입니다. 개발자로서 웹 프론트엔드 개발에 있어 잘할 수 있는 영역을 더욱 심화할 생각입니다. 어떤 언어든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고, 어떤 문제를 마주하든 필요한 도구를 잘 가져다쓸 수 있으며, 여러 가지 방법을 제안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드 스킬을 가득 채워 넣고, 개발자/ 비개발자 구분하지 않고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 공부해야 할 필드가 더욱 넓어지겠지만요.
두 번째는 임팩트를 만들고 싶습니다. 조금 더 멋진 말을 고민해봤는데 비즈니스적인 성장? 이란 말보단 임팩트를 만들고 싶다는 게 더 와닿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작성한 코드가, 프로덕트가 회사의 성장 또는 긍정적인 지표를 그릴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회사가 추구하는 미션을 이뤄,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정말 좋은 팀원들과 일할 수 있게되어 기쁘고,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주니어가 성장할 수 있는 수 많은 기회가 있는 곳이라, 이 기회를 잘 써먹어서 기대에 부응(?)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겠습니다. 아직도 제 자리가 익숙하지 않고, 사무실 비밀번호도 까먹지만, 하루빨리 일잘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3개월이라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매일같이 나아지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두서없는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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